정상압 수두증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뇌의 압력이 정상 범위임에도 불구하고,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으로 쌓이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특히 고령층에서 흔히 나타납니다.
70세 이상의 인구 중 약 100명 중 2명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60~70대에서 발병률이 높습니다.
이 질환은 증상이 치매와 유사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으로 오인되기 쉽지만,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가 가능합니다.
TV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서는 안정원 교수의 어머니 정로사(배우 김해숙 분)가 이 질환을 겪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그녀는 중요한 모임 날짜나 집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종종 걸음으로 걷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처음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오인되었으나 후에 정상압 수두증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대중에게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넓히는 데 기여했습니다.
정상압 수두증이란?
우리 뇌는 뇌척수액에 떠 있는 상태로, 두개골이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척수액은 뇌실에서 생성되며 뇌 내부와 주위를 순환하며 신경 호르몬을 전달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 후 다시 흡수가 됩니다.
그러나 뇌척수액이 과다 생성되거나 흡수되지 못하면 뇌를 압박하게 되어 운동, 인지, 배뇨 기능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상태를 수두증이라고 하며, 뇌척수액 압력이 정상 범위인데도 발생할 경우를 정상압 수두증, 정상압물뇌증, 정상뇌압수두증, 정상뇌압물뇌증, 정상압뇌수두증 이라 부릅니다.
정상압 수두증의 주요 증상
주로 보행 장애, 인지 기능 저하, 배뇨 장애 세 가지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증상 1. 보행장애
보행 장애는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으로, 환자는 걸음걸이가 짧아지고 걸음 속도가 느려지며, 불안정한 걸음걸이를 보입니다.
흔히 말하는 자석 걸음처럼 발이 바닥에 자석처럼 붙은 듯한 느낌을 받으며 걷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보행 장애는 환자가 쉽게 넘어지게 할 수 있으며, 균형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증상 2. 인지 기능 저하
다음으로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납니다.
기억력이 저하되고, 판단력이 흐려지며, 집중하는 능력이 떨어집니다.
환자는 성격 변화를 경험할 수 있으며, 종종 의욕이 저하되거나 우울감을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증상은 치매나 알츠하이머병과 매우 유사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합니다.
증상 3. 배뇨 장애
마지막으로, 배뇨 장애가 나타나는데, 이는 요실금이나 빈뇨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배뇨를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되면서 잦은 소변을 보거나, 소변을 참지 못해 사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며,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정상압 수두증의 원인
정상압 수두증의 원인은 크게 속발성과 특발성으로 나뉩니다.
속발성 정상압 수두증
속발성 정상압 뇌수두증은 다른 질환이나 외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로,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주막하 출혈이나 두부 외상, 수막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질환을 앓은 후 몇 주에서 몇 달이 지난 후에 수두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뇌척수액의 순환이 방해받으면서 발생합니다.
특발성 정상압 수두증
반면, 특발성 정상압 뇌수두증은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이 경우는 주로 고령층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며, 나이가 들면서 뇌척수액의 순환과 흡수에 문제가 생기면서 질환이 발생합니다.
정상압 수두증과 치매, 파킨슨병과의 차이
정상압 수두증의 증상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혼동될 수 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과의 차이
알츠하이머병은 인지 기능 저하가 더 두드러지며, 주로 기억력 감퇴와 판단력 저하가 먼저 나타납니다.
또한, 알츠하이머병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수두증은 몇 개월 안에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은 완치가 어렵지만, 정상압 수두증은 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상당히 호전시킬 수 있습니다.
파킨슨병과의 차이
파킨슨병의 경우에는 떨림, 경직, 느린 동작이 주요 증상으로, 정상압 수두증의 보행 장애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파킨슨병 역시 알츠하이머병과 마찬가지로 진행을 늦추는 치료가 주로 사용되지만, 수두증은 션트 수술을 통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치료 가능한 치매, 정상압 수두증
정상압 수두증은 치료가 가능한 치매로 불리기도 합니다.
션트 수술을 통해 뇌척수액의 압력을 조절하고, 뇌에 가해지는 압박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빠른 진단과 수술적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의 증상이 상당히 호전될 수 있으며, 심지어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기대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션트 수술은 뇌척수액의 과도한 축적을 방지하고 증상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환자의 연령에 관계없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으면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수 있으며, 증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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